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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Paris 2013 (5th wedding anniversary)

[Paris 2013] 결혼5주년 파리 여행기 - 준비 및 출국 그리고 도착(1일차) -

정말 갑작스럽게 결정된 여행이었다.

물론 그전에 그보다 더 갑작스럽게 결정된 나의 이직이 있었다.


우연한 계기로 추천을 받아 입사지원을 하게 되었던 곳에

2번의 면접을 거치면서 받은 좋은 감정으로 결국 입사를 결정하게 되었고

이직을 하면서 생기는 약간의 휴가기간을 이용해서 와이프가 여행을 너무나도 가고 싶어했었다.


첫째를 낳고 둘째를 낳으면서 계속되는 육아에 지쳐있는.. 더군다나 둘째가 생기면서 육아의 빡셈이 2배가 아닌

4배 6배가 되는 상황을 옆에서 지켜보면서 미안해하고 있긴 하였지만 아이들 둘을 데리고 여행을 가는 것은 쉬운일이 아니었다.

한명이라도 데리고 다녀보면 안다... 좋은 경치와 멋진 경험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어린 꼬맹이를 데리고 다니는 여행은

수행에 가깝다는 것을... 그런데.. 그중 한명은 말도 못 하는 6개월 꼬맹이라니..


더군다나 와이프는 "파리"를 원하고 있었다!


그리고 장모님께 부탁을 드리겠다고 하고 있었다!


"아니 어떻게 장모님께 아이 두명을 맡기고 유럽여행을 다녀와? 장모님도 걱정되고 아이도 걱정되지 않아?"

평소의 나의 지론은 위와 같았다. 아이들을 떼놓고 여행을 간다는 것은... 더군다나 편도 10시간이 넘게 걸리는 유럽을 간다는 것은

도저히 용납이 되지 않았었다.


하지만 와이프는 너무나 쿨~~~ 했다.

"뭐 어때? 엄마만 맡아준다고 하면 괜찮지"


이 의견차를 좁히지 못 하고 있으면서.. 이직 결정도 약간 늦어지며 어영부영하고 있다가.. 집에서 술 한잔 하며 와이프와 이야기를 하다가

내가 술김에 "그래.. 자기도 고생 많았으니까.. 한번 어머님께 여쭤봐" 라고 이야기 해버린것이 화근이었다.


그 이야기를 들은 와이프는 다음날부터 얼굴에 완전 생기가 돌기 시작했다. -.-

때늦은 후회로 "아 그래도 못 가겠어"라고 다시 와이프에게 이야기했을때 얼굴에서 핏기가 빠져나가는 모습을 바라보고

"아... 이거 큰일났다" 싶은 생각이 들었었다.


다른 사람들은 어쩌나 싶어 주위 사람들에게도 물어봤다.


"아이들 장모님한테 맡기고 유럽 여행 가자고 하는데 어떻게 해야해?"


회사 후배인 송모군과 양모군은 "당연히 가야죠! 그냥 애들한테 미안해하지말고 당연히 다녀와야하는것 처럼 얘기하고 다녀오면 되요!"

라고 나의 평소 뜻과는 완전히 다른 이야기를 너무나 당연하다는 듯이 해주었다.


장모님께서도 "봐줄게 다녀와~~~" 라고 너무나도 흔쾌히 허락하시고..


우리 아버지께서도 "애들은? 장모님께서? 파리가면 루브르는 꼭 다녀와" 라고 말씀하시며 여행경비까지 보태주셨다!!!!


모두가 찬성하는 이 여행에 나만 외로이 "못가겠어~~~~ 우리 애들 어떻게 놓고 가~~~~"를 외치던 나에게...

결정적으로 포털에서 이리저리 뒤져보다가 발견한 단 하나의 문구가 내 생각을 결정하게 해주었다.


"평생 옆에 있을 사람은 자식들이 아니라 아내입니다. 아내가 원하는대로 해주세요."


이러게 여행준비는 시작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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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와이프와는 결혼전에 유럽여행 한번, 결혼 후 일본 여행한번, 신혼여행 한번, 첫째 두돌 지나고 사이판에 한번, 작년에 만삭여행 제주도로.. 다녀왔었는데.. 모든 여행의 코스와 준비는 와이프가 도맡았었다. 내가 원래 그런거에 좀 관심이 없기도하고.. 와이프는 저런 준비 자체를 매우 즐기는 타입이라 나름 서로 잘 맞는 상황이었다.


그런데 이번 파리 여행 준비는 모든게 달랐다.


1. 이직 결정이 늦어져 준비 할 시간자체가 2주도 되지 않았다.

2. 일단 항공권부터 예매하고 나머지는 나중에 결정하기로 하였는데..

3. 결정적으로 와이프가 두 꼬맹이 육아에 뭘 알아보고 준비할 시간 자체가 없었다.!


그래서.. 일단 급한대로 비행기표는 구했으니 (마일리지로!!!!) 호텔은 내가 잡기로 했다.


원래 와이프는 여행에서 씻고 자는거에 대해서 큰 의미를 두지 않는데

나는 여행에서 씻고 자는 숙소에 대해서는 굉장히 큰 의미를 둔다. -_- 하루종일 돌아다니고 돌아왔는데

마음놓고 씻고 쉴 곳이 없으면 얼마나 짜증나냐!!! 라는게 그 의미의 배경이다 -_-


아무튼.. 그래서 숙소를 정하는데 돈을 아끼는 편은 아닌지라.. 처음에는

파리 오페라 가르니에와 루브르 사이에 있는 레지나 호텔을 잡았었다.


http://www.booking.com/hotel/fr/regina-paris.ko.html?sid=66e2d5d7aad82061a5504388ab688c19;dcid=1





6박에 4백 가까이 하는 어마어마한 곳이었다. -_-

위치도 나쁘지 않다는 이야기가 있어서 이곳으로 예약을 해두었었는데, 파리에서 살다온 미선대리와 이야기를 하다보니 

너무 비싸고 위치도 그닥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미선대리가 추천하는 15구 (에펠탑 부군)지역의 art hotel effiel을 다시 예약했다.




이곳은 일단 가격이 싸고.. 이 호텔이 위치한 15구가 더 안전하고 조용하다고 하여 이곳으로 결정!!

평이 안 좋은 평도 많아서 굉장히 걱정을 했는데 결과적으로 호텔은 정말 최고의 선택을 했다고 생각한다. 나중에 다시 이야기하겠지만

우선 거주지역 근처라서 굉장히 조용한 편이고... 밤 늦게 다니기도 좋았다!


또한 파리의 야경을 보기가 쉽지가 않은데... 왜냐하면.. 해가 22시 30분이 넘어야 지기 때문이다 ㅠㅠ


에펠탑 야경을 보려면 결국 23시 넘어서까지 에펠탑 근처에 있어야 하는데 이걸보고 숙소로 가기에는 최고의 위치였기 때문이다.

또한 버스와 전철역이 모두 가까운곳에 있어서 다니기도 정말 정말 편했었다.


리뷰에는 직원의 불친절이나 뭐 이런 이야기가 많았는데 직원들도 친절한 편이었고, 이래저래 굉장히 좋은 숙소였다. 바로 옆에 모노프리 마트가 있는것도 정말 큰 강점. 또한 근처에 드팜 매장도 있어서 아가들이 있는 가족들에게도 좋다! (다만 드팜 매장 직원들은 영어를 거의 못 한다 -_-)


근데 방은 상당히 작은편이고... 대로변으로 창이 나있는 방은 전철소리에 조금 시끄러울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와이파이와 핸드폰이 잘 안터지는게 가장 큰 단점 -_-ㅋ

그런데 어차피 여행가서 돌아다니다보면 숙소에서는 걍 자는게 일이라....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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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기표도 구했고 숙소도 예매했다. 와이프랑 여행가면서 내손으로 찾아보고 결정한 첫 숙소였기에 

떠나는 그날까지도 숙소에대한 불안감이 계속 남아있었다. 1-2박도 아니고 6박을 해야하는데 그지 같으면 여행이 전부 그지 같아지잖아...ㅠㅠ


하지만 요건 기우였지...


장모님께서 올라오시고, 출발 전날이 되었다. 미리 첫째에게 "엄마 아빠 내일부터 프랑스에 갔다가 7밤 자면 올거야. 외할머니랑 잘 있을 수 있지?" 라고 이야기 해두었지만 막상 이 두놈을 떼놓고 먼길을 가려고하니 뒷심이 너무너무 땡겨서 가지를 못하겠는거라..


와이프는 "그럴거면 가지마" 라고 핀잔을 주고 장모님께서는 "당연히 발길 안 떨어지는게 맞지. 그래도 다녀와 괜찮아" 라고 말씀도 해주셨지만

아무튼 참 떠나기 힘들었고... 첫째가 "내일 유치원 갔다와서 엄마랑 아빠랑 없으면 슬플것 같은데" 라고 이야기 할때는 눈물이 왈칵 ㅠㅠ


그래도.. 마음먹은거.. 가야지....


결국 운명의 날은 다가오고... 공항을 출발하여.... 체크인을 하고.. 게이트로 향했다.


사실 출발하면서 "공항가면 좋아지겠지", "비행기 뜨면 좋아지겠지" 싶었는데

전혀 안 좋아지고 애들 생각만 막...ㅠㅠ 성격이 약간 걱정을 사서하는 스타일이라 더더욱....

덕분에 출발 직전까지 와이프도 기분이 엉망... ㅋㅋ


그래도 비행이 계속되고 파리에 도착하면서 기분이 많이 좋아지고.. 애들도 괜찮겠지 싶은 생각을 하면서

결혼 5주년 여행이자 와이프 힐링 여행에 몰입하기로 한다.!



- 대략 이런 표정인거죠..... ㅋㅋ



- 하지만 면세품을 인도받고 나서 다시 기분이 쪼금 좋아졌다가... 다시 우울... ㅋㅋ 파리 도착하기전까지 계속 이랬다.

어쩔 수 없다. 타고난 성격이다.


- 쓸쓸한(?) 공항의 모습이 꼭 나의 마음 같구나...



- 비행기 타고나서도 애들 생각..... 그렇다고 와이프가 애들 생각을 안했다는건 아닙니다 -_-



- 비행기 뜨고 좀 가다보니.... 약간씩 기분이 좋아지고.. 애들도 괜찮겠지.. 싶은 생각이 들기 시작...



11시간을 좀 넘게 날아간것 같다. 새삼 2007년도에 유럽을 어떻게 다녀왔나 싶은 생각이 들정도로 지루하고 힘들었다. -_-

그나마 막판 끝장 지루할때 대한항공에서 준비한 "장고" 영화를 보며 마지막 불씨를 불태울 수 있어서 그나마 다행이었다. --;

이거 엄청 재미있었는데 착륙을 해버려서 마지막 1시간을 못 봤어!!!!

그래서 돌아오는 비행기 에어 프랑스 항공에서 준비된 장고를 이어서봤다. -_-

쿠엔틴 타란티노 쵝오! -_-b



아무튼... "아 나 진짜 못 가. 못타" 싶을때 비행기 밖으로 아래와 같은 광경이 펼쳐졌다.

"흐미 노랑건 벼고, 초록색은 풀이고, 갈색은... 뭐.. 팥인가??"


산하나 없는 이 멋진 평야... 프랑스다!

이걸 보니... 갑자기 씐나. 오.... 씐나.


- 그러다가 프랑스 상공에서 이런 풍경을 보니 "오예!!!!! 퐈리다!!!!! 아니 프랑스다!"



샤를드골 공항이 작은지 큰지 잘 모르겠지만... 암튼 냄새는 별로 안 좋았다 -_-

도착이 20시정도 되어서 늦은 시간이라 생각하고.. 숙소 위치도 잘 몰라 택시를 타부렀다. 나중에 알게되었지만 파리에서의 20시는 걍 한낮이나 다름 없는 시간이었고 지하철은 너무나도 안전했으며, 숙소는 지하철역 바로 앞에 있었다. -_-


더군다나 팁 문화를 잘못알고 가는 바람에.. 택시에서 팁을 너무 많이 줘버렸다. keep change했는데 그 change가 얼추 10유로 -_-b


운전하며 여친이랑 싸우면서 온 운전기사의 표정이 갑자기 밝아지며, 우리에게 엄지 손가락을 치켜들며 함박 웃음을 짓고

"have a good time" "good bye" thank you"를 연발하는 운전기사를 보며 알아챘어야 했는데... -_-


- Toilettes를 보니 프랑스에 온게 실감나는구나!! 샤를드골 공항.! C!D!G!



그렇게 도착한 호텔에서 체크인을 하고 짐을 풀었는데.. 배가 너무고파..ㅠㅠ

호텔옆에 맥도날드가 있어서 그냥 그걸 사먹었다. 너무 늦은 시간이라는 생각에.... 나중에 알게 되었고.. 앞에도 이야기했지만..

파리에서의 20시는 그냥 한낮이고, 사람들이 저녁을 사먹기 시작하는 시간이었다.. -.-



- 호텔안에 문을 열고 나가면 이런 공간이 있다. 마치 안채와 바깥채가 있는것 처럼 -_-

이곳을 통해 아침에 일어나 날씨를 확인한다. -_-


- 이 공간때문에 안쪽에 있는 방들은 상대적으로 바깥에서 나는 소음으로부터 조금은 자유롭다.

대신 와이파이, 전화도 안터져 --;;



- 호텔전경. 왼쪽 문에 붙어있는 종이가 보이는가! "art hotel effiel" 이라고 써있다. 그렇다!!! 간판이다!!!



- 쾡하지만.. 기분은 좋은.... 뭐 그런 표정? -_-


- 방은 엄청 좁은데.. 상대적으로 욕실은 넓다. -_- 그리고 건물 특성 때문인지 천장이 엄청 높다. 덕분에 좀 추워....;;;;



- 호텔 바로 앞을 지나는 전철 (6,8,10 호선이 지난다.)



- 아 쾡~~~~~~ 하지만 걍 좀 기쁘지. :)


이렇게... 아빠의 근심많고 걱정많은 파리의 여행이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