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Photo/일상

휴가 2일차.

다음 주에 와이푸가 복직을 한다.
복직을 하면 휴가가 없다고 하여 그 전에 가족끼리
하루라도 어딘가에 다녀오고 싶어서 이번 주 월,화,수 휴가를 냈었다.
그리고 오늘 2일차.

1. 금요일에 워크샵을 갔다가 토요일 오전에 돌아왔다.
왠일로 비가 안 오길래 오전에 간단히 자전거를 타고 와서
그냥 평범한 주말을 보냈다. 평범 평범.

다만 자전거 타는게 평범하지 않았다 -_-;
응봉교까지 중랑천 서측으로 내려가서 동측으로 올라오는
왕복 코스로 다녀왔는데 출발 시간이 13시정도...
진짜 디지게 더웠다 -_-

버프는 쓰고 나갔다가 벗어버리고
얼음물을 2통을 들고 나가서 다 마시고
찬 수건으로 머리도 식히면서 겨우 다녀왔다 -_-

이거 뭐 죽겠다 싶더이다..ㄷㄷ

2. 오션월드에 가기로 해서 예약을 해놨고 일요일 오전에 출발했다.
전날 아버지 어머니와 저녁을 먹고 와서 짐을 못 싸놔서 아침부터 딸래미 밥 먹이랴
짐 챙기랴 정신이 없었는데 그래도 10시에는 출발 할 수 있었다.
가는 길에 가평 휴게소부터 와이푸에게 운전대를 넘겼다.
딸래미가 같이 타고 있기에 내가 뒤에 탔었는데, 뒤에서 보는 와이푸의 운전이 몹시 불안하여
잔소리 틱틱 하다가 와이푸 왕 삐짐. -_-

도착해서 방에 들어가니 그래도 뭔가 교외로 나왔구나 싶어서
가슴도 좀 트이고.. 걱정과는 달리 햇빛도 쨍쨍이라서 물놀이하기 좋겠다 싶었다.

- 회사 후배 청화양이 사준 딸래미의 꿀벌 수영복.

딸래미에게 꿀벌 수영복을 입히고 나가서 노니, 여기저기서 (특히 결혼 안한 여자들) 이쁘다고 난리. ㅋㅋ





근데 확실히 애가 아직은 그냥 띄워주면 띄워주는대로 좋아하고 그래서.. 조금 더 커야 정말 자기도 재미있게 놀 수 있겠다 싶었다.
그래도 이왕 여름이 수영장에 왔는데 와이푸 파도풀은 한번 타고 가게 하고 싶어서 딸래미는 내가 안고 있고 와이푸 파도풀 타러 가는 것을
보고 있었는데, 오션 월드 파도풀 대박이라능.. ㅋㅋ 파도풀 한번 타고 비가 내려서 잽싸게 숙소로 고고씽.

갑자기 폭우가 쏟아져서 나 혼자 급히 숙소로 뛰어가 차를 가지고 나왔는데
그 사이에 딸래미도 비를 많이 맞아서 감기 걸리지 않을까 걱정했었지만 다행히
아프지 않고 잘 놀고 있다. ㅋ

3. 엄마 아빠의 데이트.
서현이 어린이집 가는 날이라서 어린이집 보내주고
와이프와 둘이 데이트. 몇 년만인가....
이번 휴가때 꼭 해보고 싶었던 것이 이것이었다.
단 둘의 시간을 갖는 것..
물론 서현이를 5시까지 데리러 가야 하지만 단 2-3시간이라도 둘만의 시간을 갖는 것이
의미가 있겠다 싶었다. 서현이가 태어난 이후로.. 아니 서현이를 품고 있을 때부터 혼자만의 시간을
거의 가져본 적이 없었던 와이푸, 그리고 그런 와이푸와 단 둘만의 시간을 가져본적이 없었던 나.

와이푸에게 운전을 시켜서 같이 드라이브(라고 쓰고 운전연수라고 읽음-_-)도 하고 점심도 먹고
강남역 돌아다니며 데이트도 하니 이것도 참 기분이 좋더라..





- 라멘집에서 일본 라멘을 먹고 레드망고에서 아이스크림을 먹었다. 햇빛이 강했지만 어느덧 가을이 온 것 같은 날씨..


4. 사식.
항상 집에서 밥을 먹을 때면 뭔가 좀 특별한 것을 해먹고 싶다.
특별하다고 해서 랍스터 이런게 아니라 그냥 뭐든 재료 사다가 지글지글 보글보글 해먹는 것이 좋다.
평소에 집에서 저녁도 거의 못 먹다보니 주말이나 쉬는 날이라도 이렇게 사다가 음식해서
와이프랑 같이 먹으면 (운 좋으면 딸래미도 -_-) 또 가족의 느낌이 물씬 풍긴다.

오늘 한 사식은 번데기탕과 오징어볶음. ㅋㅋ

물론 딸래미가 또 밥 먹는 중간에 쌩떼를 부려서
오늘도 와이푸와의 느긋한 식사는 물 건너 갔지만 그래도
맛있게 먹은 저녁.

오후에도 자전거 한 시간 타고와서 너무 배고팠는데
정말 잘 먹은 사식!!

5. 강남역에 가면 가끔 차를 교보문고 빌딩에 세운다.
뭐 우리 부부의 특성상 없는 주차장 찾아다니면서 시간 허비하느니 그냥
교보빌딩 주차장에 세우고 돈 낸다. 이런 주의라서.. 세웠는데 오늘 보니
교보 북 클럽 회원인 경우 책을 3만원 이상 구입시 2시간 주차 무료!!
거기다 핫트랙에서 음반 구입시 또 1시간 주차 무료!!

책은 보통 인터넷에서 사지만..
강남역에서 3시간 넘게 놀아서 주차비만 18000원 나올판..
와이푸가 주차장 내려가는 도중 엘리베이터에서 그 문구를 발견하여
둘이 급히 올라가서 책을 구입했다. ㅋㅋ

내가 전부터 보고 싶어했던 오쿠다 히데오의 최악, 그리고 무라카미 하루키의 1Q84.

오쿠다 히데오의 책은 공중그네라는 책을 처음 읽은 후부터 완전히 팬이 되어버려서
그의 모든 책을 읽고 있는 중이고, 무라카미 하루키는 워낙에 유명한..
하지만 여태 읽었던 상실의 시대와 해변의 카프카의 스토리는 기억에 없는 -_-
그래도 왠지 새 작품이 나왔다고 하니 읽어보고 싶은.. -_-
그래서 두 권을 구입했다. 또 팝페라 앨범을 와이푸가 하나 구입하여 총
3시간 무료 주차권을 획득!!

무료로 주차를 하고 나왔다.


인터넷에서 책을 주문하고 그 책을 받았을 때의 느낌도 좋지만....
정말 서점에서 책을 구입하고 그 책을 들고 나올 때의 느낌만큼은 아닌 것 같다.

나는 개인적으로 디지털 책이 ..
아날로그 책을 이길 수 있을 것 같지 않다..

갑자기 왜 얘기가? -_-

6. 리프레쉬라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
최근 너무 바쁘고, 일이 정신없이 많았다. 어느정도 많고 정신 없으면 적당히 긴장하여
나사를 바짝 조이겠지만, 너무 쏟아지다보니 오히려 나사가 풀리는 느낌이 들었다.

이번 휴가도 사실 조금 어렵게 억지로 낸 휴가인데
이렇게 며칠 리프레쉬 하는 것이 정말 큰 도움이 되는 것 같다.
특별히 외국을 다녀온 것도 아니고... 휴양지에서 며칠씩 즐기다 오지는 못 했지만
(갔으면 좋았겠지.. -_-)
그냥 가족과 함께 그리고 와이푸와 함께 이렇게 시간을 보내는 것도
리프레쉬가 된다.

7. 대학교때의 방학은 아무 생각이 없었고,
군대에서의 휴가는 목숨만큼 소중했지만 술 먹은 기억밖에 없다.
솔로 사회인으로서의 휴가는 기분따라 알차게 보내기도 혹은 아무것도 안하면서
보내기도 했었고,
결혼하고 휴가는 와이푸와 함께 공감하고 싶은 여행을 다녀왔었다.
그리고 서현이가 생기고나서 우리 가족의 첫 휴가는
모든 싸이클과 초점이 서현이에게 맞춰졌다. 풀장에 들어가 서현이가 단 1번만 물놀이가 좋다고 웃어줘도
먼길을 운전해서 서현이를 데리고 온 엄마, 아빠는 보람을 느낄 수 있었다. ㅋㅋ

8. 여자는 가디건을 팔을 걷고 입어야 엣지 있다는 엄마의 지론에
물건너온 가디건을 입은 엣지 서현이.



9. 자. 이제 한번 날 밥 먹여 보시지. 라는 포스의 딸래미

10. 비발디 파크 꽤 좋았다. 저녁을 먹으러 갔던 뷔페는 더더욱 좋았다.
다만 딸래미가 너무 어려 이 좋은 것을 즐길 수 없었다는 것.
내년이건 언제건 딸래미가 말 좀 하고, 말 좀 알아들을 수 있으면 다시 한번 오기로했다.
와서 오션월드도 한번 더 가고, 볼링도 치고, 저녁도 좀 여유있게 먹고.

그렇게 멀리 나간 것도 아닌데
공기가 달라지고.. 경치가 달라지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