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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맹이들 이야기

아내의 눈물

오늘따라 회사에서 사용하던 노트북이 먹통이 되어서

결국 윈도우를 다시 설치하게 되었다..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이게..보통 귀찮고 잡스러운 일이 아니라서

거의 하루의 반을 윈도우 깔다가 보내버렸다.

밥 값도 못 하고 퇴근한격....--;

덕분에 와이프와 항상 이야기 주고 받던 구글톡도 당연히 하지 못 했고

와이프가 퇴근한다고 전화하기 전까지도... 말 몇마디 못 주고 받았다.

6시 조금 넘어서 와이프한테 퇴근한다고 전화가 왔는데

목소리가 너무 힘들게 들렸다.

또 자궁이 커지려 하는건지 아니면 소화가 안되어서 배가 아파오는건지 모르겠지만

배가 조금씩 아프다고 하면서..

일단 집에 들어가서 쉬라고 얘기하고 좀 더 회사에서 일 하고 있었다.

19시가 좀 넘어서 회사 대리님들이 맥주 한잔 하러 가자고 했는데

와이프가 저녁을 못 먹고 죽을 먹고 싶다고 해서

아무래도 먼저 집에 가야겠다고 얘기하고 퇴근을 했다.

사실 그때 나도 저녁을 못 먹은 상태에다가 한동안 술 한잔 하고 들어가지를 못 해서

같이 가서 맥주 한잔 하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다..

퇴근길에 잠깐.."아...이거 벌써부터 이런 생각이 들면 어쩌나.." 하고 걱정하면서

퇴근길에 죽 전문점에 들러서 야채죽을 하나 사가지고 들어왔다.

죽을 먹은 후에 쇼파에 앉아서 쉬라 하고

식탁 정리하고 설겆이를 하고 음식물 쓰레기를 버리고 오니, 와이프는 옆으로 누워있었는데

유독 오늘따라 힘들어하는거 같아서 간단하게 세수만 하고 자라고 했다.

'나 옆으로 누우니까 배 안아파' 라고 하면서 누워있었다. ㅎㅎ

보통은 샤워 하고 자라고 꼭 얘기하지만 --ㅋ

유산균 요구르트를 하나 만들어주고

자려고 하길래 시간이 너무 늦어서 마사지 전부는 못 해주고 허리하고 엉덩이 그리고 다리 , 발바닥을 한 10여분

주물러 주고 아내 배를 좀 만져주면서 장난삼아

"여름아 엄마 너무 힘들게 하지마 ^^"

하고 얘기하고 아내보고 자라고 살짝 안아주었는데

흐르는 아내의 눈물...

아이를 갖는다는 것이 분명 축복받은 일이고 너무나도 기쁜일이지만

오늘 본 아내의 눈물은 너무 가슴이 아팠다.

왠지 그 마음을 알거 같았다..슬퍼서도 아니고 , 아파서도 아니고.., 서러워서도 아니고...

그냥 그때 그렇게 눈물이 흐르는 이유가.. 왠지 느껴지는 것 같았다.

뭐라 말 할 수도 없이 그냥 안아주고만 있었다.

'앞으로 아이가 나오면 이것보다 몇 백배는 더 힘들텐데.. 나도 벌써부터 이러면 안되지..'

하는 생각도 들고..

아내가 힘들어 할 수록 나는 더 웃어주고, 웃겨주고 해야하는데.. 하는 생각도 든다.

퇴근길에 잠시 회식에 참석하지 못 해 섭섭했던 마음을 가졌다는 것도 반성하고...

(정말 못난 남편--;)

앞으로도 계속 아내를 위해서 최선을 다해야겠다고 다시 한번 다짐하고 또 다짐해본다.




우리 여름이가

나를 몇번씩이나 철들고, 자라도록 해주는것 같다. ^^


그리고

여보 사랑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