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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낙서장

청첩장을 주는 사람.. 그리고 받는 사람.

블로거 뉴스에서 "축의금 가지고 아내와 대판 싸우다" 라는 글을 보았습니다.

우리나라가 잔치 문화가 있어서

옛부터 좋은 일이건 나쁜 일이건 모두와 함께 어울리면서

서로 나누는 풍습이 있습니다.

이것이 현대로 넘어오면서 자기 집안을 과시하기 위해 남들이 하지 못 하는

그러한 비싼 행사를 준비하기도 하고 또 거기에 편승하면서 전체적으로 결혼식이라던가 돌잔치등의

비용이 많이 올라가기도 했습니다.

물론 자기돈 가지고 자기가 쓰는데 잔치집 가서 축하해주고 밥 한끼 먹고 오는 손님들이

뭐라 참견 할 것은 아닙니다. ^^ 문제가 되는 것이 저 축의금...

저 글을 쓰신 분은 "지인이라고 하기까지도 뭐한데 한 동네 살면서 청첩장 받고 안가기도 뭐하고.." 라고

하셨더라구요.

사실 저는 이제 결혼 7개월에 접어들기 때문에..축의금 가지고 아내와 싸워본 적은 없습니다.

자기 지인의 축의금은 자기 용돈을 아껴서 내던 가불해서 내던 그렇게 하기로 했었거든요.

물론 저 글을 쓰신 분이 아내분과 싸우시는 주된 이유는

"5만원을 받았으면 그만큼을 해야하는데 거기에 주위 소리가 신경쓰여서 무리수를 두어서 더 내는 일이

많다" 라는 사실 때문인 것 같습니다만..

하고 싶은 얘기는 저것이 아니라..

"한 동네 살면서 혹은 한 회사에 있으면서 청첩장 받고 안가기도 뭐하고.." 입니다.

저도 청첩장을 돌려봤지만...저 상황이 사실 딱 저렇습니다.

"한 회사 같은 사무실에 있는데 누구는 친하다고 청첩장을 주고..

누구는 덜 친하다고 청첩장을 안주고.. 서운해하지 않을까?"

솔직히 저에게도 회사의 누군가가 (조금 덜 친한.. 얼굴만 아는 정도) 결혼을 한다고 청첩장을 돌리러

왔는데 저에게는 주지 않고 친한 분들에게만 주던적이 있습니다.

사실 어떻게 보면 그게 맞겠죠. 그래서 겉으로는 "어 나는 안 받았으니까 안가도 되고 돈 안내도 되겠네"

이렇게 생각했지만 그래도 조금은 서운한 감정도 생겼었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청첩장 받고 그래도 어떻게 안가냐.." 이런 생각을 하는 만큼

또 대부분의 사람들이 "아... 그다지 친하지도 않은데 청첩장을 안 주자니 서운해 할 거 같고..주자니 부담스러워

할거 같고.. 어쩌라고..ㅠㅠ" 이렇게 생각하시는 분들도 많으실 겁니다.

요즘은 청첩장을 그냥 이메일로 확~ 돌려버리고 마는 경우도 있습니다만 사실 그러면 식장에 안가기가 좀 더

수월해지죠..^^

개인적으로 허례허식을 굉장히 싫어하는 편입니다.

제가 결혼 할 때도 혼수 예단 예물 이런것들은 거의 하지 않고

식장도 저렴한 곳으로 잡았었죠. 물론 아내의 도움이 컸습니다만..^^

그래서 그렇게 생각합니다.

사실 청첩장을 받았으니까 꼭 가야하고.. 청첩장을 안 받았으니까 안가도 된다. 라는 것 부터가 조금

잘 못 되었겠죠. 청첩장을 못 받았어도 가야겠다고 생각하면 가야하는 거니까요. ^^

개인적으로는 청첩장을 나눠주는 사람은

좋은 일인데 좋은 일에 특정 사람만 싹 빼는 거 같아서 청첩장을 안주기가 조금 난감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주는 사람은 넘치게 나누어 주더라도..

초대받은 사람은 개인적인 사정이 있다면 아니면 본인이 갈 필요성을 느끼지 못 한다면

과감하게 가지 않을 수 있는 그런 것들이 필요하지 않나.. 싶습니다.

물론 주위 사람의 눈을 많이 의식하는 우리들에게 쉽지 않은 일이지만..

그리고 초대한 사람이.. 그리고 주변 사람이 그 사람이 오던 오지 않던 신경쓰지 않는

그런 분위기가 먼저 조성이 되어야 하겠지만

이런 것들이 바뀌지 않는다면.. 우리는 언제까지라도 축의금 때문에 아내와 혹은 남편과 싸우는 일을

계속해야 할지도 모르니까요.. ^^ 그리고 청첩장 받으면서 축하의 말 한마디 건네면서 속으로는

"아... 그다지 친하지도 않고.. 이번달에 돈도 별로 없는데 어쩌지.." 라고 생각해야 할지도 모르니까요. ^^

물론 받은 만큼은 해야겠지요 ㅎㅎ

그런데 중요한 사실은 축의금 몇만원으로.. 그리고 왔었다 오지 않았었다로..

그 사람과의 관계를 정의하려고 하는 사람이라면.. 사실.. 앞으로도 크게 도움이 되지 않을

사람이지 않을까요. 정말 각별한.. 그리고 서로를 위하는 사이라면 이 친구가 내 결혼식에 혹은 돌잔치에 오지

않았을때 "어? 이녀석봐라 안 왔네?" 라고 생각하기 보다는

"어? 안 올 녀석이 아닌데.. 무슨 일이 생겼나?" 라고 생각 할 테니까요.